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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이벤트

소소하게 올려보는 이벤트 후기

덕질용 블로그를 접고 육아 관련으로 시작한거라, 사실 이벤트 후기를 쓰긴 써야 하는데, 아예 이쪽을 모르시는 분들도 와 주시기 때문에 먼저 양해의 말씀을 구하고 글을 써 볼까 합니다.

 

그런데 어렵게 생각할 거 없이, 성우를 떠나서 그냥 일종의 팬미팅이었어요. 소규모 팬미팅. 무려 10년간 존경하고 좋아했었던 분을 직접 뵐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엄청 설레고 긴장이 되었어요.

 

그런데 그와 반대로, 결론은 좀 많이 처참합니다. ㅠㅠㅠㅠ

원래 덜렁대는 걸로는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 성격이라지만, 대체 평생 또 없을지도 모르는 이 소중한 행사에 저는 진짜 아무것도 준비를 못하고 갔거든요 ㅠㅠㅠㅠ 생각할 수록 후회 막급, 엉망진창... 난리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용안을 뵙고 왔으니까요. 사진으로 위안 삼아 봅니다.

 

맨 처음 모두 모인 자리에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도착한 일행이라서 뒷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이노상이 바로 그 뒷문으로 들어오셨어요. 그 순간부터 마법에 걸린 하루의 시작이 아니었을지...

 

인사를 드리고, 방배정을 받고, 숙소에서 짐을 풀고 다시 모였던 곳으로 가서 첫 번째 공예시간을 가졌습니다. 미술에 완전 잼병이라 내심 그림을 그린다던지, 클레이점토같은걸로 공작을 하라는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미니 조화로 꽂꽂이 하기.

 

하지만 그 어느곳에도 존잘님은 존재하는 법. 꽂꽂이는 절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ㅎㅎㅎ 예상외의 점수 방법으로 이노상도, 팬분들 모두 빵 터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디너쇼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각자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디너쇼는 저녁식사와 함께 이루어졌는데, 무려 출장뷔페!! 둥근 테이블이 곳곳에 준비되어 있고 한 테이블에 6명정도가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이노상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모두 함께 덕토크를 즐기며 하는 식사라니... 정말 그 순간 제가 죽어서 극락왕생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행복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저의 후회막급 사건이 일어납니다. 카페에서 목요일날 디너쇼 드레스코드를 봤습니다. 드레스 코드는 고양이. 전 사실 이런 팬미팅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드레스코드는 어디까지나 의상에 국한되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도저히 금요일까지 고양이가 그려지 옷이라던지, 악세사리를 구하는걸 생각을 못 하겠더라고요. 글에서는 굳이 드레스코드가 없어도 입장이 불가하지 않다고 하길래, 순진하게 그 말만 믿고 쿨하게 넘겨버렸죠. 전 그냥 이노상이 둘러보시다가 눈에 띄는 의상을 지목하시는 건 줄 알았어요.... 진짜 누가 알았나요... 저녁 식사중에 돌아다니시면서 한 분 한 분 직접 보실지....

 

moon_mad_angry_edition-4 망했어요... 이노상에게 아이템을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유일한 1인이 되어버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구석에서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에요... 왜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했는지... 고양이 필통부터, 가방, 부채에 이르기까지... 다이소 한 번만 갔다와도 됐을 터인데... 나란 년은 왜 이따구인지... 부끄럽고 쪽팔리고... 그 와중에 생각한다고 스마트폰으로 냥코센세 이미지 찾아서 이노상에게 당황스러움을 드린 나년은 그냥 도망을 갔어야 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부끄러운 시간이 지나고 애써 감정을 추스리고 디너쇼에 집중했습니다. 제작진에서 빙고판을 만들어서 팬분들이 불러주는 번호를 때면 그 안에 적힌 미션을 이노상께서 수행하셔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거였어요.

 

이노상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잔뜩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지만, 이노상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드린 것 같아서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황극 연기는 정말 최고였어요. 그 많은 빙고판 미션을 다 혼자 하셨으니... 이번 이벤트는 여러모로 이노상께서 너무 많은 배려를 해 주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 황송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이노상과 단독 토크 및 사진촬영의 시간. 사실 토크라고 해 봤자 약 3분남짓의 짧은 시간동안 선물 드리거나,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는게 전부였죠. 그런데 나란 년은 여기서 또 실수함....

 

사인을 받을 건 가지고 왔는데, 정작 필기구 준비 안 해왔어.......으어어어허억마ㅓㅣㅏ1959야ㅓ 미쳤어...

moon_mad_angry_edition-36꿈도 희망도 없어... 사인 못 받았어...왜 우리 방이 두번째 방문이어서...네임펜도 못 빌리고... 젠장...나란 년은 글씨 쓸일 없다고 생각해서 다 넘겨버렸다니... 사인 받는 쪽에서 당연히 준비했어야지...무슨 베짱으로 스테프를 믿었을까... 젠장젠장... DVD 비닐을 뜯어서라도 볼펜으로 사인을 받았어야 했는데 ...으어허허허허허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행히 버스 타기 직전에 정관장에 들려서 산 홍삼즙을 드리는 것만 겨우 성공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왠지 그것도 무거워서 오히려 일본 가시는데 쓸데없이 무게만 늘린거 아닌가 싶어서 .... 생각없는 나란 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제일 중요한 태몽 이야기를 짧게 드렸습니다. 일본에는 태몽이라는 것이 없다고 하네요. 많이 놀라고 좀 당황도 하셨던 거 같습니다. 어색하셨던 걸까... 그냥 그렇게 매우 좋아한 마음을 전해 드린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그렇게 후회와 눈물로 점철된 토요일의 마지막은 함께 방을 배정받은 분과 저희 방 뒷번호 방 분들과 소소하게 술자리를 가지며 오랜만에 덕덕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길어서 다음 글로 옮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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